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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괴테 "파우스트"의 실존인물, 파우스트 박사 (Dr.Faust )가 태어난곳,

by 독일곰팅이 2023.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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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니틀링엔은 (Knittlingen)은 Baden-Württemberg 주의 Enzkreis에 있는 작은 마을로 , Pforzheim에서 북쪽으로 약 20km , Karlsruhe에서 동쪽으로 30km 떨어진  북부 검은 숲 ( Schwarzwald) 지역에 속한다. 파우스트(Faust)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와 계약을 맺는 내용의 독일 전설 속의 인물로, 마술사이자 연금술사였던 요한 게오르크 파우스트(1480년~1541년)를 바탕으로 한 소설의 주인공이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클라우스 만, 토마스 만, 오스카 와일드 등 많은 작가들이 파우스트 전설에 바탕하여 여러 작품을 만들었다.
크니틀링엔은 2022년 10월 1일에 공식적으로 파우스트의 도시 ( Fauststadt)로  지정되었다.이번 글은 필자가 크니틀링엔  괴테생가를 답사한  경험담으로  "한국산문"' 에 실렸던 글이다.
 

파우스트 생가 (Geburtshaus) 앞의 표지판

 

파우스트 박사 생가 방문 세 번째에 성공하다.

 -2013 1월 크니틀링엔(Knittlingen)                                                           

                                       
 2011년 가을, 여느 때처럼 프랑크푸르트의 괴테생가 안내를 마치고 나오던 길에 공연안내 팜플렛들이 꽂혀있는 곳에서 파우스트 박사 (Dr. Faust) 생가 안내지를 발견했다. 크니틀링엔 (Knittlingen)이라는 도시에 파우스트 생가가 있단다.
<파우스트>의 주인공이 실존인물이라는 것은 알려져 있지만 생가가 남아있다니….  나에게 호기심이 발동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초년의 헐리우드 흥행 대박 작품이라면 <파우스트>는 칸 영화제에서 작품상을 받은 괴테의 대표작이 아닌가. 솔직히 난 이 작품이 너무나 난해해서 선뜻 다시 읽어볼 용기를 못 내고 있다.
  
  파우스트는 요한 게오르그 파우스트(Johann Georg Faust) 또는 게오르그 파우스트라고 불리던  독일의 방랑하는 만능치료사, 연금술사, 마술사, 점성술사 겸 예언자였다. 그에 관한 모든 증언들에서는 항상 게오르그 (Georg Faust) 또는 요르크( Jörg Faust)라고 불렸다. 요한( Johann Faust)라는  이름은 그의 사후 2세기 이상이 흐른 뒤에야 기록에 나타나는데, 이는 1500년경에 만연되었던 Johann이라는 이름은 빼고 게오르그 파우스트라고 불리기 원했기 때문이라 한다.
  인물 파우스트에 관한 기록들과 더 옛날의 마법설화들이 뒤섞여 파우스트 전설이 생겨났다. 그는 1480년 크니틀링엔(Knittlingen)이라는 도시에서 태어나 1540년 독일의 스위스 근접 도시 슈타우펜 임 브라이스가우(Staufen im Breisgau)에 있는 Zum Löwen 호텔에서 금을 채취하는 실험( 연금술) 중 의문의 폭발 사고로 사망했다고 전한다. 그의 사체가 ”끔찍하게 형체가 망가진 상태“라서 악마가 그의 영혼을 데려갔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인터넷으로 교통편을 검색한 후 팜플렛과 교통편 메모지를 1년이 넘게 들고 다니며, 어느덧 2012년 가을이 되었는데, 그간 두 번의 방문 시도가 어이없게 허탕을 쳤다. 자가용으로 가지 않으면 교통편이 썩 좋지 않은 곳이었다. 독일의 서울역에 해당하는 프랑크푸르트역에서 1시간가량 기차를 타고 부르흐잘(Bruchsal)이라는 곳에 도착해 지하철 S9번으로 2020분 정도 가서 브레텐(Bretten)에서 내려야 한다.. 시내버스 700번으로 1515분 정도 걸리는 크니틀링엔 학교( Knittlingen Schule)에서 내려 도보 15분 정도이면 박물관(주소 : Kirchplatz 2, 75438 Knittlingen)에 도착한다.
한 번은 기차가 역을 그냥 지나쳐 버렸고(독일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 두 번째는 분명 그 도시로 가는 기차를 제시간에 올라탔는데 나중에 보니 내가 엉뚱한 기차에 타고 있었다. 결국 잘못 탄 기차의 종착역에 내린 나는 멘붕상태가 되어버렸다.  직업상 기차를 수도 없이 타고 이 도시 저 도시를 누비는 내가 두 번이나 허탕을 친 것이다. 왠지 답사를 갔다가는
을 당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포기할까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론 꼭 가봐야겠다는 오기가 생겼다.

크니틀링엔 마을 입구의 파우스트 동상

드디어 2012년 11월 눈이 지독히도 많이 내린 어느 날, 뮌헨으로 내려가는 출장길에 짬이 생겨 들려 보기로 결심했다. 두 번이나 허탕을 친 탓에 정신 바짝 차리고 몇 번이나 기차와 버스 시간을 확인하고서야 크니틀링엔에 가는 버스에 올라탔다. 브레텐이라는 도시에서 크니틀링엔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멜랑히톤(Melanchton : 종교개혁을 일으킨 마틴 루터의 가장 가까운 동료였으며 친구. 1497년 Bretten 출생. 1560년 Wittenberg에서 사망)의 동상이 보였다. 나중에 박물관에서 들은 이야기로는 멜랑히톤은 파우스트 박사의 지인으로  그가 실존 인물이었다는 것을 입증하는데 결정적인 증거를 일기장에 남겼다. 버스에서 내려 구시가지로 향하자 하얀 눈 속에서 크니틀링엔의 전통가옥들이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드디어 파우스트 박물관 입구에 선 나는 굳게 잠겨진 문에  “금방 돌아오겠음”이라는 메모와 핸드폰 번호가 적힌 쪽지를 발견했다. 지나가는 사람도 없고 파우스트 생가와 박물관 사이에 자리 잡은 교회가 약간은 섬뜩하게 느껴질 정도로 동네는 조용했다.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눈 위에 발자국을 찍어대며 30분간 기다리다 지친 나는 이래서 오늘도 헛걸음을 치는구나 싶은 마음에 쪽지에 적힌 휴대폰 번호로 전화를 했더니 탁하고 굵은 목소리가 곧 돌아오겠다고 답한다.
 커다란 그림자가 내 앞을 가로막더니 반신불수의 거인 같은 50대 초반의 독일인이 석가래 같은 것을 들고 절뚝거리며 나타나자 분위기가 더 을씨년스러워졌다. 혹시 파우스트 박사가 이런 모습이진 않았을까?  한 블록 떨어져 있는 파우스트 자료실 앞 눈을 치우고 오는 길이란다.  말투까지 어눌하고 느린 관리인은 혼자서 두 건물을 모두 관리한다는데 이 촌 동네까지 찾아온 동양인 방문객이 신기한지 3층짜리 박물관에 혼자인 나를 위해 온 내부 조명을 다 밝혀 주었는데 입장료로 낸 2유로 50센트(한화 약 3000)가 미안할 정도였다. 방문객이라곤 아마도 하루 종일 나 밖에 없을 듯하다.

파우스트 박물관 (왼쪽) , St. Leonhard 교회 ( 오른쪽)

원래 구시청사였던 건물을 개조한 정돈된 박물관은 3층으로 되어있다. 1층에는 파우스트가 실존인물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문헌자료들과 파우스트의 모습일 거라고 추정되는 초상화, 2층에는 중세 말기에 널리 읽혔던 통속 문학서적의 파우스트와 어린이들을 위한 파우스트 인형극 놀이, 3층에는 19세기에서 현재까지 문학작품, 연극, 그리고 영화로서 전 세계에 소개된 파우스트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내가 찾아간 파우스트 생가는 구시청사를 개조한 박물관이었고, 실제로 파우스트가 태어났다는 집은 박물관 옆 교회 뒤쪽에 있는데 오랫동안 개인소유의 집이었다가 현재 시에서 사들인 상태였다.

파우스트 박사 생가 ( Geburtshaus Dr. Faust )

크니틀링엔시 박물관장의 주장을 빌리자면 "크니틀링엔시는 17세기에 여러 번의 화재로 출생, 세례, 혼인에 관련된 모든 자료가 소실되어, 우리는 파우스트가 어떻게 생겼는지, 결혼을 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단지 우리는 파우스트 가족이 이곳에 실존했다는 것은 알고 있다. 게오르그 파우스트가 생존했을 시기의 소위 마울브론 징병 리스트(Maulbronner Musterungslisten)에는 콘라드 파우스트(Konrad Faust), 미햐엘 파우스트(Michael Faust)라는 이름이 등재되어 있다,  게오르그 파우스트(Georg Faust)라는 이름이 없는 것으로 보아 그가 군복무는 하지 않았음에 틀림없다"라고 했다.
 
"파우스트 생가"라고 표시가 되어있는 돌 벽을 보면서 묘한 기분이 든다. 이곳에서 태어난 게오르그 파우스트가 정말 그 파우스트 박사였을까? 실존이든 아니든 괴테는 파우스트 박사를  우리에게 감동적인 인물로 만들어 주었다.

 추가정보  

괴테의 "파우스트" ( Faust )

독일 문학의 거장인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평생에 걸쳐 완성한  인간의 욕망과 탐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괴테의 역작 파우스트는 주인공 파우스트 박사와 악마인 메피스토펠레스의 대화를 중심으로 엮은 희곡작품이다. 인간 존재를 상징하는 파우스트와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대화를 통해 인간 존재의 목적이 어디에 있느냐는 것을 다룬 파우스트는 괴테 최고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지적인 탐구와 세계적인 이해에 대한 열망을 품고 있는 파우스트라는 인물이  성공과 행복을 찾기 위해 여러 분야에서 탐구를 시도하지만, 그의 노력은 실패로 끝나고 좌절감에 휩싸인다. 마음의 공허함을 느끼며 자신의 존재 이유와 의미를 찾기 위해 마법사 메피스토펠레스와 거래를 한다. 이 거래를 통해 파우스트는 젊음과 쾌락을 얻게 되고 젊은 여인인 그레트헨과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찾지만  여전히 더 큰 질문과 욕망을 안고  진정한 만족을 찾지 못한다. 결국 파우스트는 육체적인 쾌락과 세계적인 지위의 유혹을 거부하며 마지막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 그는 자신의 인간성을 깨닫고, 진정한 의미를 찾기 위해 세상을 떠나는 것을 선택한다. '파우스트'는 인간의 욕망과 탐구, 삶의 의미에 대한 깊은 질문을 탐구하는 작품으로, 인간의 복잡한 내면세계와 정체성에 대한 이해를 독자에게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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